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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들은 저마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사회공헌', `상생협력', `윤리경영' 등의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업의 기부금 내역 등 실제 사회공헌 활동을 살펴보면 글로벌 기업이라는 단어 사용이 부끄럽게 느껴질 정도다. 특히 비자금 조성으로 수사를 받았거나 그룹회장의 폭행사건 등으로 재벌들의 사회공헌 약속이 줄을 이었음에도 이들의 기부금 총액이 전년보다 오히려 줄어든 점은 재벌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낮출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이 매출 1조원 이상 국내 대기업 상장사 110개사를 상대로 분석한 기부금 지출내역은 대기업들의 사회공헌 정신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 현대차.LG.한화 기부금은 `쥐꼬리' = 지난해 1조2천306억원의 광고비를 집행한 LG전자의 기부금 규모는 152억원에 불과했다. 전년 대비 474% 급증한 1조2천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냈음에도 기부금은 오히려 2.7% 줄어들었다. 광고 등을 통한 기업 이미지 제고에만 힘쓸 뿐 이익의 사회환원엔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지주회사 LG의 경우 지난해 877억원이었던 주주 배당금이 올해 1천314억원으로 급증했지만 기부금은 단돈 110만원에 불과했다는 점도 LG그룹으로선 부끄러운 대목이다. 정몽구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재판을 받은 후 1조원의 사회공헌기금 조성을 약속했던 현대차그룹도 지난해 기부금 수준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를 꿈꾸는 매출 30조원의 거대기업이 기부금은 225억원에 불과했다. 매출은 삼성전자의 절반 가까이 됐지만 기부금 규모는 8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김승연 회장이 폭행 사건으로 구속된 후 사회공헌과 윤리경영을 전면에 내세운 한화의 경우는 기부금 규모가 말 그대로 `쥐꼬리' 수준이다. 지난해 각각 2천171억원과 2천129억원의 순이익을 낸 한화와 한화석유화학은 기부금이 11억원, 31억원에 불과했다. 한화의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대기업 평균(2.6%)보다 훨씬 낮은 0.5%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해 순이익이 5천억원대에 달한 신세계의 기부금도 31억원에 지나지 않아 순이익 대비 비율이 0.6%에 불과했다. ◇ 외국계, 주주이익엔 `온신경'…사회공헌엔 `나몰라' = 외국계 자본이 대주주인 대기업은 배당금 지급 등 주주이익에는 온 신경을 기울이면서도 이익의 사회 환원에는 거의 무관심했다. 대주주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사인 S-Oil은 지난해 순이익(7천465억원)보다 많은 1조2천975억원의 배당을 실시했지만 기부금은 겨우 48억원을 냈다.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고작 0.7%였다. 외국투자자에게 경영권이 넘어간 쌍용은 조사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단 한푼의 기부금도 내놓지 않았다. 공공건강에 반하는 담배 제품을 판매하는 KT&G는 순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기부금을 74.7%나 줄여버렸다. KT&G는 미국의 스틸파트너스 펀드가 배당금 증가 등 주주이익 제고에 강한 압력을 넣은 것으로 유명하다. ◇ 삼성.포스코.SK 등 `모범기업'도 = 하지만 일부 대기업은 글로벌 기업의 위상에 걸맞은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모범으로 삼을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는 기부금 규모도 1천825억원에 달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포스코(839억원), SK텔레콤(724억원), KT(717억원) 등의 기부금 규모도 국내 대표 기업으로서 자존심을 세웠다. 대한항공과 CJ 등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부금 규모는 별로 줄이지 않아 책임있는 대기업으로서 모범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이 순이익의 5% 이상을 기부금으로 내놓으며 이익의 사회환원에 앞장서는 것을 감안한다면 국내 대기업도 좀더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