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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앞뒤가 안 맞고,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통곡을 하기도 하죠. 술 취한 여성이 파출소에서 벌이는 황당한 추태를 묘사한 개그 프로그램의 한 장면입니다. 술 마시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요즘 이런 낯 뜨거운 모습을 곳곳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경찰마저도 어쩔 줄 모르게 하는 여성 취객들의 천태만상을 김 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자정을 넘긴 시각, 서울 영등포의 한 경찰 지구대. 오늘도 어김없이 술 취한 사람들의 목소리로 지구대 안이 시끌벅적합니다. 경찰의 손에 이끌려 들어온 한 20대 여성, 바닥에 누워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 상태입니다. <인터뷰>신동훈(경장/영등포 중앙지구대) : "예전에는 남성 위주로 취객들이 많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에 못지않게 여성 취객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번엔 취객이 거리에 쓰러져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녹취>음식점 종업원 : "일행이 있었는데 두고 가더라고요. 그 후에 남자들이 치근대서 신고했죠." 하지만, 여성 취객의 경우엔 신고를 받은 경찰도 어찌해야 할지 속수무책입니다. <녹취> "만지지 마세요." 지나가는 여성의 도움에다 장정 둘까지 합세해 가까스로 차에 태웁니다. <인터뷰>박성용(순경/영등포 중앙지구대) : "여성 취객을 상대하다가 괜히 신체적 접촉을 하게 되면 그런 뒷얘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죠." 하지만, 경찰이 잠시 다른 일행을 돌보는 사이 어느새 운전석 쪽으로 넘어와 운전대를 잡으려 합니다. 이런 실랑이가 새벽녘까지 계속됩니다. <인터뷰>박제우(순경/영등포 중앙지구대) : "여성 취객들은 소지품 도난뿐 아니라 성범죄의 위험까지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남성들보다는 더 위험하죠." 서울의 또 다른 유흥가. 여성 취객과 택시기사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집니다. <녹취>여성 취객 : "내가 하루 놀려고 오늘 좀 놀았는데 뭘 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다고?" 막무가내로 우기고 소리를 질러대는 통에 택시 기사들은 할 말을 잃습니다. <인터뷰>조원백(택시 기사) : "술에 취하면 남자보다 더해요. 소리지르고 그러죠, 깨우면. 그러면 깜짝깜짝 놀란다니까요, 우리들이."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의 통계를 보면, 1년 동안 한 달 평균 한 잔 이상 술을 마신 여성의 비율은 지난 2007년 41.5%로 2년 전보다 4.6% 늘었습니다. 남성 음주 증가율의 5배입니다. <인터뷰>이준석(알코올전문 병원장) : "가사문제하고 사회적인 스트레스하고 이런 것들이 스트레스가 배가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스트레스 문제하고 사회적인 관대한 분위기가 겹쳐지면서 여성의 음주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늘어가는 여성의 사회활동과 맞물려 몰라보게 잦아진 여성들의 술자리가 이제는 밤거리 풍경까지 바꿔놓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