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뗀 ‘한국 로켓’…우주강국 일본은 어떻게 했나_무료 스핀들 내기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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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1) 발사가 성공 1주년을 맞으면서 다음 단계인 '한국형 로켓' 개발 사업이 제 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이는 1994년에 이미 '100% 독자 기술'로 로켓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일본에 비하면 한참 늦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우주선진국 중에서도 가장 후발주자로 꼽히는 일본이 단숨에 미국·러시아·중국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대형 산업체의 지속적·연속성 있는 투자·개발 지난 7일 한국 취재진이 아이치현(愛知縣) 소재 미쓰비시(三菱)중공업 도비시마(飛島) 제2공장을 들어서자 조립이 거의 완성된 길이 57m, 지름 4m의 'H2A 24호기'의 1단과 2단 로켓이 놓여 있었다. 일본 전역에 흩어진 중소기업에서 생산된 부품 하나하나가 모여 30×100m 크기의 이 공장에서 로켓으로 완성된다. '모노즈쿠리'(物作り·일본 제조업)의 산실이다. 24호기 맞은편에서는 공장 직원 10여명이 'H2A 25호기'의 부품 조립에 한창이었다. 기자가 가까이서 이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 하자 공장 관계자가 '미안합니다'를 외치며 달려와 사진 촬영을 금지했다. 그만큼 로켓 제조 기술은 일본이 자랑하는 최고의 '기밀' 중 하나다. 실제로 일본의 인공위성 발사용 주력 로켓인 H2A는 2001년부터 22번 발사해 6호기 한 번을 제외하고 전부 성공했다. 성공률 95.5%다. 전문가들은 그 첫 번째 비결로 지속적이고 일관된 개발과 투자를 꼽는다. 실제 미쓰비시는 1975년부터 로켓 개발에 착수한 이후, 우주개발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회사 전체 매출의 1∼3%에 불과하지만 언제나 회사 전체의 주력 사업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는 나로호 개발 단계에서 국내 100여개 업체가 참여했지만 '연속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던 우리와 극명하게 대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주산업은 국가사업'…정부가 로드맵 제시 공장 견학에 앞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아사다 쇼이치로(淺田正一郞) 미쓰비시중공업 우주사업부장은 자사의 또 다른 원동력으로 일본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을 빼놓지 않았다. 미쓰비시는 H2A 12호기까지 로켓만 제조해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서 발사하다가 13호기부터는 발사까지 전적으로 위임받았다. 이후 문부과학성과 내각부 등이 우주개발 방향을 제시하면서 우주기본계획법을 만드는 데까지 이르게 됐다. 아사다 부장은 "로켓 개발 단계까지 일부 공장 투자 설비를 제외한 90%는 정부 발주 형태로 지원받고 있다"며 "로켓 개발 사업에서 정부와의 협력 관계는 필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로켓 제조에 부품이 100만개 가까이 필요한 현실에서 모든 부품을 100% 국내에서 조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외국 기업체의 지원이 불가피한 만큼 해당 국가와 외교 관계가 구축돼 있지 않으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한국형 발사체 개발이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취재진과 동행한 국제정치 전문가 김경민 한양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로켓 산업에 처음 뛰어들었을 당시의 일본보다 산업환경이 발전했다는 것은 큰 이점"이라며 "정부가 우주개발산업 전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를 따라 우수한 기업체들이 투자와 개발에 나선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