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스크를 한 개, 고양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아니, 지금 사람 간 전파 막기에도 급급한데 이게 무슨 일일까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결국 같은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혹시 우리 집 강아지가 코로나 19 에 감염되진 않을까?
그래서 이 강아지가 다른 사람에게도 바이러스를 전파하진 않을까?
바로 이 문제란 겁니다.
실제로 코로나 19 사태 이후 세계보건기구 홈페이지에 '코로나 19와 반려동물'이라는 코너가 자주 묻는 질문 항목으로 새로 생겼습니다.
뭐라고 답변했을까요?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증거가 아직 없다고 돼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이전만 해도 반려동물 키우는 분들은 이 답변을 보면서 휴~ 안도하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날 그러니까 2월 28일 홍콩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반려견에서 ‘약한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보도가 나왔고, 앞서 들으신대로 홍콩 당국의 공식 확인이 이뤄졌습니다.
우리의 농식품부에 해당하는 홍콩 농수산보호국(AFCD)이 60세 여성 확진자의 반려견이 ‘낮은 수준의’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겁니다.
홍콩 대학들과 세계동물보건기구 전문가들이 내린 결론이라고 했습니다.
해당 반려견은 입과 코·항문 등에서 채취한 샘플로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 반려견이 코로나19 관련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홍콩 당국은 감염 사실을 확인했지만, 반려동물이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확산시킬 증거는 아직 없다고 밝혔습니다.
홍콩에 있는 평생동물보호재단의 셰일라 매클랜드는 “현재까지의 증거로 보면 개가 문 손잡이보다 코로나 19를 확산시킬 위험은 적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외 여러 전문가들도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고, 이번 홍콩 사례도 실제 감염이 아니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19 검사는 'PCR'이라는 방법을 이용합니다.
검체에서 DNA를 증폭시켜 검사하는 방법인데, 극히 소량의 DNA도 증폭을 통해 검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려견에게 채취한 샘플에 코로나 19에 걸린 보호자의 분비물이 조금이라도 묻어 있었다면 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검사의 정확도(민감도, 특이도)가 100%가 아닌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반려동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나 공포는 경계해야 한단 의미입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반려동물을 학대하는 일들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중국판 트위터 격인 웨이보에서는 최근 광둥성 둥관시 한 아파트가 내건 반려견 관련 공고가 화제가 됐습니다.
이 아파트 단지에는 철저한 방역을 위해서라며 풀어 놓은 개는 발견 즉시 도살하겠다는 섬뜩한 경고문이 나붙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주민들이 풀린 개를 죽이면 마리당 최대 300위안, 우리 돈 약 5만 원의 장려금을 지급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우한시에서는 거리 곳곳 버려진 강아지들이 떠돌아 다닌다고 합니다
우한에 거주하는 한 외국인이 촬영한 영상, 인적없는 텅빈 거리에 홀로 남은 강아지가 보입니다.
["정말 귀엽지만 가까이 다가가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코로나19가 새롭게 나타난 바이러스이기에 향후 어떻게 변화할지, 또 어떤 동물에게 감염될 수 있는지 아직은 누구도 장담하긴 어렵습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현재까지 나온 정보로 최대한 과학적 추론을 하는 것, 근거 없는 공포감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 아닐까 싶은데요.
적어도 반려동물이 감염의 또다른 매개체가 되지않기 위해 확진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확진 판정을 받은 보호자는 반려동물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만지기, 끌어안기, 뽀뽀하기, 음식 나눠 먹기 등 모든 행위를 일단 멈춰야 합니다.
사람에게서 나온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반려동물의 몸에 붙어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반려동물을 가족이나 지인이 똑같이 대한다면, 결과는 말씀 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지요.
결국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를 적용하자는 말입니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코로나19바이러스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기까지 이와 같이 대응하는 게 추천된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19에 감염돼 자가 격리중이라면 다른 가족 구성원이나 주변 사람에게 반려동물 돌봄을 맡기는 것이 좋지만 맡길 곳이 없다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반려 동물과 접촉하고, 만지기 전후로는 꼭 손을 씻어야 합니다.
아직은 우리가 완벽히 알지 못하는 상대, '신종' 바이러스이기에 사람도 동물도 일단은 경각심을 갖고 대비하는 것만이 최선이기 때문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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