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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은 식목일입니다.

매년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나무를 심고, 애써 가꾸면서 전 국토에 울창한 숲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산불로 죽음의 땅이 되는 건 한순간입니다.

다시 건강한 숲으로 돌아가려면 100년 넘게 걸린다는데, 대형 산불이 얼마나 큰 후폭풍을 남기는지 박영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열흘 동안 화마가 휩쓸고 간 경북 울진.

온 산에 먹칠을 한 듯 검게 변했고,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만 남았습니다.

불길이 비껴간 나무들도 잎이 누렇게 변해 죽어가고 있습니다.

[정창석/국립백두대간수목원 복원지원팀장 : "불길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대부분 고사할 거라고 그렇게 판단이 됩니다. 단계별로 고사하게 돼 있고요."]

이전에도 산불로 한차례 잿더미가 됐던 이 숲은 십여 년 노력으로 가까스로 되살아나는 듯 했지만, 이번 산불로 또다시 생명력을 잃었습니다.

이곳은 2000년 동해안 산불로 피해를 입은 지역인데요.

이후 나무를 다시 심어서 15년가량 길러왔는데, 이번 산불로 모두 타버렸습니다.

양분을 공급해야 할 흙 속 유기물도 열기에 완전히 소실됐습니다.

[정창석/국립백두대간수목원 복원지원팀장 : "유기물층이나 표토층이 피해를 입었을 때, 회복되는데 100년 가까이 걸린다고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다시 유기물이나 미생물이 돌아오는데는…."]

대형산불 3년 뒤의 숲은 어떤 모습일까.

천연 비료 역할을 하는 싸리나무가 조금씩 자리 잡으면서 회복하고는 있지만, 곳곳의 상흔이 여전합니다.

묘목을 만 그루나 심었지만 회복률은 불과 20% 수준입니다.

[허태임/국립백두대간수목원 박사 : ""길게 봤을 때 30년 정도까지 돼야지 본래의 모습을 거의 찾을 건데…."]

산불 뒤 22년이 지나도 아직 후유증에 시달리긴 마찬가집니다.

겉은 숲의 모습을 되찾은 것 같지만, 속은 아직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 곳이 많습니다.

[강원석/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박사 : "산사태의 기초적인 단계죠. 이렇게 내려가는. 아마 이게 면적이 컸다면 큰 재해가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인데…."]

작은 실수로 낸 산불이 앗아간 숲만 지난 10년간 만 천여 헥타르.

6천6백억 원의 경제적 손실은 물론, 산사태 등 2차 재난 위험과 온전한 복원까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시간과 노력이 또 필요합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영상편집:이웅